판금이냐 교환이냐? 도막 측정기와 함께한 쿼터(뒷 휀다) 패널 수리 고민기

판금이냐 교환이냐 도막 측정기와 함께한 쿼터패널(뒷 휀다) 수리 고민기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판금과 교환 중 어떤 방법으로 수리할지 고민하게 된다. 또한, 수리 후에는 제대로 작업되었는가 궁금증이 생긴다. 본 필자가 판금 작업으로 쿼터 패널을 수리하기로 결정하기까지의 고민 과정과, 작업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구매한 R&D TC300 도막 측정기의 기능 및 실제 정확도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단독 사고와 불안감

대형사고를 쳤네요.. 차를 엄청 긁었어요 ㅜㅜ

짝꿍이 메시지와 함께 보낸 사진에는 찌그러지고 긁힌 자동차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좁은 T자 골목에서 불법 주차한 오토바이와 트럭을 피해 좌회전을 하다 뒷 휀다(쿼터 패널)와 뒷문이 전봇대를 스치고 지나갔다고 한다.

수리를 하기로 마음먹고 여러 공업사들에 견적을 알아 보니 도색과 판금은 기본에, 교체까지 말하는 공업사들도 있었다.

문제는 본 필자가 이제까지 판금은커녕 도색조차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것과, 이런 종류의 작업은 일반적인 정비나 수리와 달리 페인트칠 때문에 작업한 부위의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2~3일 이상 걸리는 작업이라, 정비 할 때 처럼 곁에서 구경하며 볼 수도 없는 노릇인데, 누군가가 들이받으면 버텨줘야 하는 차체에 해당하는 데다가 아이들이 타는 뒷 좌석 부분이다 보니, 제대로 튼튼하게 수리해야만 마음이 놓일 듯 했다.

판금이냐 교환이냐

먼저 판금을 할지 교환을 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판금은 구겨진 철판을 펴는 작업이다. 때문에 동일한 곳에 충격이 갈 경우, 다시 쉽게 찌그러지거나 의도와 다르게 찌그러지게 된다. 즉, 가공경화(work hardening)와 연성 저하(loss of ductility)가 발생한다.

반대로 패널(판넬) 교환의 경우에는 차체 일부를 절단한 뒤 신품 패널을 용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열영향 부위(HAZ, Heat Affected Zone)의 금속 조직 특성이 변하며, 용접 부위를 중심으로 국부적인 강성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류의 작업에 대해서는 작업의 기간, 비용 및 중고차 판매시 감가와 같은 경제적인 요인이 판단의 기준이 된다. 제조사 직원, 공업사, 보험사, 인터넷 등의 조언 역시 판단 기준은 대부분 경제적인 요인인 경우가 많았고, 내구성에 대해서는 각자의 의견들이 갈렸다.

때문에 내구성을 최 우선순위로 둔 본 필자의 경우, 참고할 만한 의견과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잘 된 판금과 잘 된 교환을 검증하려면?

판금을 하던 교환을 하던 중요한 것은 제대로 작업을 진행했는가? 하는 것이다. 각 패널의 유격, 도색한 부분의 색상, 표면 마감 상태등은 기본적인 관능검사(육안 점검)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내구도에 영향을 주는 도색면 패널 안쪽의 상태는 도색이 진행되기 전 상태를 직접 보는 것 이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판금을 진행했다면 패널을 최대한 원래의 모양으로 복구시켜야 본래의 구조적 특성에 가까워진다. 이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경험)이 필요한 일로, 이를 대충하고 퍼티와 서페이서를 이용해 겉으로 보이는 모양만 그럴듯하게 잡는다면 좋지 못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교환의 경우라면 제조사 규정에 따른 자재와 방법으로 절단과 용접을 진행하고 용접의 품질이 좋아야 한다. 또한 재생이나 비품 패널이 아닌, 제조사의 정품 패널로 교체되는 것이 더 마음이 놓이는게 사실이다. (주문제작 티타늄 패널같은게 아닌 한)

물론, 중간중간 작업과정의 사진 등을 요청해 검증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작업하기도 바쁜 작업자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기도 하고 (그렇다. 본 필자 좀 소심하다.) 사실, 사진이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눈속임이 가능하다.

때문에 판금과 교환중 수리방법을 결정하는 것과 별개로, 본 필자가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고민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는 도구인 도막 측정기를 알게 되었다.

도막 측정기로 판금 도색 교환 작업을 검증하는 방법

도막 측정기는 기본적으로 철이나 비철금속 위에 도포된 코팅층(페인트, 세라믹, 크롬 등)의 두께를 전자기 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 및 와전류(Eddy Current) 효과를 이용해 측정하는 장비이다. 즉, 철판에 발라져 있는 도장면의 두께를 측정하는 장비란 이야기다.

여기서 말하는 도장면 두께란, 금속 패널 표면부터 최외곽 도막까지 두께를 말한다. 만일 페인트를 덧칠했다거나 추가된 서페이서 또는 퍼티층이 존재한다면 정상 면보다 더 두꺼운 수치가 나오게 될 것이다.

보통 자동차 외판 중에서 가장 손 댈 일이 없는 곳이 바로 천장(루프 패널)이다. 천장의 도막 두께를 기준으로, 도막 두께가 심하게 차이 나는 부위는 도색이든 판금이든 뭔가 작업한 부위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도막 두께가 지나치게 두껍다면, 판금작업 대신 퍼티와 서페이서를 이용해 모양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자동차용 일부 제품의 경우, 대놓고 퍼티층을 감지해 알려주거나 패널에 아연 도금층이 있는지 감지해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제조사들이 차체에 아연 도금 강판을 사용한다고 광고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이용해 패널의 정품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참고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기능만으로 작업 품질이나 정품 패널 여부를 완전히 판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판금만으로는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정품 주제에 아연 도금이 빈약한 경우도 (정말 놀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적어도 작업 상태를 어느 정도 스스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막 측정기는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

R&D TC300 도막 측정기

R&D TC300 도막 측정기 상자
R&D TC300 도막 측정기

R&D TC300은 3000um까지 측정 가능한 철/비철 금속 도막 측정기로, 중국 Red Dragon Instrument 에서 제조한 제품이다. 10개의 측정 그룹을 지원하며, 그룹당 8개의 측정 결과를 기록하고 최대-평균-최소값을 자동으로 보여준다. 또한 금속 퍼티를 자동으로 감지해 알려주고, 패널의 아연 도금 존재 여부를 알려주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

즉, 이거 한대만 있으면 두께 측정을 통해 판금 작업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 교체한 패널의 재질이 아연 도금 강판이 적용된 정품인지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망설일 이유가 없던 본 필자, 바로 질러버렸다.

TC300 도막 측정기의 구성

알리 익스프레스(이하 알리)에서 여러 물건을 구매해 보았지만 이번만큼 양호하게 배송된 물건은 없었다. 포장 자체는 알리에서 구매해 본 다른 제품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패키지 박스가 찌그러진 곳 하나 없이 매우 멀쩡한 상태로 도착했다. 첫 인상부터 기본적인 품질관리가 이루어지는 물건이란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R&D TC300 도막측정기의 부속품으로 테스트 시트, 본체, 파우치, 설명서, 케이블이 보이고 있다.
R&D TC300 도막측정기 구성품

상자 안에는 다음과 같은 물건들이 들어있다.

  1. TC300 도막 측정기 본체
  2. 천 재질의 소프트 케이스
  3. 영어 및 노어(러시아어) 설명서
  4. USB 충전 케이블
  5. 교정용 시편

본 필자가 이 제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바로 교정용 시편(테스트 샘플)을 제공해 주는 것이었다. 다음과 같은 시편이 제공되어 기기의 테스트와 교정에 사용할 수 있다.

  1. 비철금속(비 자성)판 테스트를 위한 알루미늄 판
  2. 철(자성)판 테스트를 위한 철 판
  3. ±1%의 50µm, 100µm, 250µm, 500µm, 1000µm, 2000µm, 3000µm 테스트 시트

TC300 도막 측정기의 정확도

TC300은 세일즈 포인트를 자동차 분야에 두고 있다. 또한 산업 현장에는 더욱 정밀하고 고가의 도막 측정기들이 사용되고 있다. TC300은 범용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저가형 측정기라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실제로, 교정용 시편을 이용해 테스트해본 결과 비철금속판의 경우 시편의 두께를 ±2µm 수준에서 정확히 측정했으나 철판의 경우 도막이 두꺼워질수록 오차가 증가하는 경향이 보였다.

R&D TC300 도막 측정기의 철(자성)판 테스트 결과 (단위 : µm)
시편 허용 범위 측정 min-avg-max 판정
50 47~53 48.2 / 50.3 / 52 정상
100 95~105 96.7 / 99.9 / 105 정상
250 239~261 238 / 246 / 265 일부 초과
500 479~521 472 / 487 / 518 min만 낮음
1000 959~1041 942 / 955 / 968 평균이 약간 낮음
2000 1879~2121 1841 / 1878 / 1959 min/avg 약간 낮음
3000 2819~3181 2663 / 2718 / 2847 오차 큼
R&D TC300 도막 측정기의 테스트 결과 그래프로, 측정 대상이 두꺼울 수록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는 모습이 보인다.
테스트 시편의 TC300 실제 측정 결과 그래프, 점선이 기준값이며 하늘색이 허용 오차 범위이다.

교정을 완료한 후 각 시편을 8회 테스트한 결과, 평균값 기준으로 1000µm부터 허용 오차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해, 측정 한계인 3000µm에서는 10% 정도의 오차가 발생한다. 즉, TC300의 실제 유효 측정 한계는 2000µm 정도로 보아야 한다.

일반적인 자동차 외판의 도막 두께는 대략 다음 수준이다.

  • 순정 도막 : 80 ~ 180µm
  • 재도색 : 100 ~ 500µm
  • 퍼티 포함 : 400 ~ 1000µm 이상

이를 감안하면 TC300은 절대적인 정확도 면에서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동차 분야에서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정밀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연 도금 강판 감지의 현실적 문제

TC300은 측정 대상을 철(Fe), 비철(NFe, Non-Fe), 아연 도금강(Fe+Zn)으로 구분한다. 실제로도 이 기능은 잘 동작한다. 문제는, 일부 제조사의 차량 패널 재질이 아연 도금강이 아니거나, 아연 도금강의 특성이 매우 미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본 필자의 차량에 TC300을 시험해 보았을 때, 루프를 포함한 전·후·좌·우 외판 패널 모두가 아연 도금강(Fe+Zn)이 아닌 철(Fe)로만 감지되었다.

처음에는 TC300의 불량이 아닌가 싶었으나, 본 필자의 4만원 짜리 보조 모니터가 아연 도금강으로 감지되는 것을 보고 동네와 공업사를 돌아다니며 50여대의 차량을 시험해 보았다. 그 결과, 아연 도금강 패널로 인식하는 차량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멀쩡한 남의 차를 잭(작키)으로 올릴 순 없기에 차량 하부는 테스트 하지 못했지만, 외판 패널의 경우 제조사에 따라 아연 도금강의 특성이 감지되지 않는 경우가 명확히 드러났다. 흔히 부식에 강하다고 널리 알려진 제조사의 차량들은 모두 아연 도금강 특성이 감지되었다.

테스트한 차량의 제조사에 해당 차량의 아연 도금 강판 적용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제조사 차량은 아연 도금 강판 감지 기능으로 순정 패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선택은 판금

일부 공업사에서는 교환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본 필자는 최종적으로 교환 대신 판금 수리를 선택했다.

먼저 쿼터 패널 교환은 필러 패널, 루프 패널, 사이드실 패널, 리어 패널 등과의 기존 연결 구조를 절단하는 작업이다. 쿼터가 차량의 하중을 1차적으로 지지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충돌 에너지 분산에는 분명 영향을 준다.

즉, 교환 작업은 정확한 절단, 용접, 방청 작업이 중요한데, 이를 가장 만족시키는 제조사 직영 사업소 입고는 본 필자와 같은 직장인에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방법이다. (겨우 평일 연차를 쓰고 오픈런을 했건만, 샌드위치 휴일이라고 문을 닫고 있었다. 정비 사업소가 말이다! 함께 있는 체험 전시장은 멀쩡히 열었으면서!)

반면 판금의 경우 대다수의 공업사에서 충분히 복원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주었다. 즉, 손상 형태와 부위의 복원 난이도가 아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물론 인발작업용 고리를 달기 위해 스팟용접이 들어가겠지만, HAZ 영역을 패널 접합부에 두는 것 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을 것이다.

더뉴카렌스 쿼터패널의 판금작업 모습. 쿼터패널에 고리를 용접하고 쇠사슬을 이용해 잡아 당기고 있다.
본 필자 차량의 쿼터패널 인발작업 모습

무엇보다, 이제는 판금 작업 결과를 직접 검수할 수 있는 도구를 손에 넣은 상태다. 작업 과정에 요청한 사진들과 함께 도막 측정기를 이용하면 작업 결과를 어느 정도는 검증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재작업을 요청하면 된다.

사용한 도구

본 필자가 구매한 도막 측정기는 R&D TC300 모델이다. 철/비철 금속 구분과 Fe+Zn 감지 기능을 지원하며 스펙상 3000µm까지 측정 가능하다. (본 필자가 확인한 실제 유효 측정 한계는 2000µm정도이다.)

최대-평균-최소 통계 기능이 필요 없다면, 같은 회사의 좀 더 저렴하고 슬림한 ET330 모델도 자동차 패널 검증용으로 충분히 사용할 만하다. 철/비철 금속 구분과 Fe+Zn 감지 기능을 동일하게 지원하며 스펙상 2000µm까지 측정 가능하다고 한다.

알리 익스프레스의 R&D Instruments 공식 스토어 링크를 통해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본 어필리에이트 링크를 통해 혹시나 수익이 발생한다면, 본 필자의 경험과 기록이 독자 제위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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