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를 선택하고 배치하는 데 필요한 스펙인 주파수 범위, 허용 입력, 감도와 최대 음압 레벨, 임피던스, 지향각과 지향 지수, 크로스오버 주파수, 무게와 크기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이어 음향 시뮬레이터인 EASE를 이용한 STI, Total SPL, 직접음 대 잔향음비, 최초 도달 시간과 스피커 중첩 분석을 소개한다.
앞선 17강에서는 스피커의 종류와 구조, 파워앰프와의 연결 방법을 살펴보았다.
우리가 긴 시간 동안 소리의 원리와 음향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하나씩 알아본 이유는 결국 예쁜 소리를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좋은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좋은 소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스피커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간에 알맞게 배치해야 비로소 필요한 곳까지 소리를 고르게 전달할 수 있다.
스피커에 관한 두 번째 강좌이자 전체 강좌의 마지막인 18강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예쁜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스피커를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 이를 위해 스피커의 주요 성능 지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고, 보이지 않는 소리가 공간에 퍼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음향 시뮬레이션 툴인 EASE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다.
스피커의 주요 성능 지표
스피커의 매뉴얼에는 주파수 범위, 정격 출력, 음압 레벨, 임피던스, 분산 각도와 같은 여러 가지 스펙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제품의 성능을 자랑하기 위한 숫자가 아니라, 스피커가 어떤 소리를 어느 정도의 크기로, 어느 범위까지 전달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정보이다.
용도와 공간에 맞는 스피커를 선정하고 스피커의 성능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항목이 무엇을 의미하고 실제 운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스피커 매뉴얼에 적힌 수많은 스펙들 가운데, 웬만하면 알고 있어야 할 주요 성능 지표를 정리해 보겠다.
무게와 크기
주파수 범위나 음압 레벨과 같은 특성도 중요하지만, 본 필자는 음향 엔지니어에게 가장 중요한 스피커의 스펙은 무게와 크기라고 생각한다. 음향 시스템을 구성하는 장비 가운데 가장 큰 덩치와 무게를 자랑하는 것이 스피커이기 때문이다.
무게를 알아야 운반에 필요한 인원과 장비를 계획하고, 스피커를 올려 둘 바닥이나 설치 구조물이 하중과 진동을 감당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크기와 모양 역시 설치하려는 공간을 지나치게 차지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데 필요하다.
스피커는 소리만큼이나 청중의 시선도 많이 차지한다. 특히 메인 스피커를 스테이지 좌우에 스택할 경우 매우 위압적으로 보이거나 객석의 시야를 가릴 수 있다. 본 필자는 너무 커서 보기 싫다는 이유로 메인 스피커를 모니터로 돌리고, 모니터 스피커를 메인 스피커로 사용해 달라는 요청도 받아 본 적이 있다.
과거 우리나라 SR 현장에서 흔히 사용했던 JBL SR4733X를 예로 들면, 높이 1,219 mm, 폭 616 mm, 깊이 435 mm에 무게가 65.8 kg에 이른다. 이런 스피커가 넘어지거나 떨어지면 스피커도 스피커지만 아래 있던 사람은 중상을 입는다. 스피커의 무게와 크기는 단순한 외형 정보가 아니다. 심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안전을 결정하는 중요한 성능 지표라 하겠다. 하지만 혼자서 등에 이고 잘만 나른다. 어떻게 아냐고? 종종 해 봤거든…
주파수 범위(Frequency Range)
음향 기기의 기본 스펙으로, 이 스피커가 재생할 수 있는 주파수의 범위를 나타낸다. 단, 표시된 범위의 모든 주파수가 같은 음압으로 출력된다는 뜻은 아니다. 매뉴얼에 따라 주파수 범위는 기준 레벨에서 음압이 10 dB 낮아지는 지점인 -10 dB를 기준으로 표시하기도 하고, 별도로 일정한 오차 범위 안에서 재생되는 주파수 응답(Frequency Response)을 함께 제공하기도 한다. 따라서 최저·최고 주파수만 비교하지 말고 측정 조건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풀 레인지 스피커라고 해서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모든 주파수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SR용 풀 레인지 스피커는 저음역의 하한이 50~60 Hz에서 시작하며, 깊은 저음까지 충분한 음압으로 재생해야 할 때에는 서브우퍼를 추가한다. 물론 더 낮은 주파수까지 재생할 수 있는 풀 레인지 스피커도 있으므로, 필요한 재생 대역과 음압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감도와 최대 음압 레벨(SPL)
감도와 최대 음압 레벨은 스피커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성능 지표다. 음압 레벨은 특정 위치에서 측정한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며 단위는 dB SPL을 사용한다. 흔히 소음의 크기를 말할 때 공사장 소음을 측정한 결과 110 데시벨이 측정되었습니다.와 같이 말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데시벨이 바로 dB SPL 값을 뜻한다.
스피커는 주로 감도(Sensitivity)와 최대 음압 레벨(Maximum SPL)을 통해 스피커가 전기적 입력을 얼마나 큰 소리로 바꾸는지 나타낸다.
파워앰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정격 출력은 밥통의 크기와 같다고 했다. 감도가 100 dB SPL(1 W/1 m)인 스피커라면 1 W를 입력했을 때 정면 1 m 지점에서 100 dB SPL의 음압을 만든다는 뜻이다. 즉, 감도가 높은 스피커는 같은 파워앰프의 출력, 즉 같은 밥을 먹고도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최대 음압 레벨은 스피커가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음압을 나타낸다. 즉, 최대로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를 말한다. 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더 멀리 더 많은 공간에 소리를 방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높은 음압이 필요한 극단적인 사례가 바로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야간에 휴전선에서 약 40 km 떨어진 개성 시내에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정격 출력(Power Rating)
정격 출력이라고 흔히 부르는 이 수치는 스피커가 손상되거나 과도한 성능 저하를 일으키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입력의 크기를 말한다. 스피커가 만들어 내는 음향 출력이 아니라 파워앰프로부터 받아들일 수 있는 전력이므로, 엄밀히 말하면 허용 입력 또는 파워 핸들링(Power Handling)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단위는 W를 사용한다. 이는 파워앰프의 정격 출력과는 의미가 다르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밥통의 크기가 크면 그 밥통을 채우기 위한 쌀도 많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임피던스의 스피커에 더 큰 전력을 전달하려면 더 높은 전압과 더 큰 전류가 필요하다. 스피커에 지나치게 큰 전류가 계속 흐르면 보이스 코일이 과열되거나 크로스오버의 부품이 손상될 수 있다. 또한 과도한 저주파나 순간적인 피크는 스피커 유닛을 기계적으로 파손할 수도 있다. 흔히 스피커 나갔다!라고 하는 상황이다.
스피커의 제원을 살펴보면 Continuous, AES, Noise, Program, Peak처럼 서로 다른 조건의 전력값이 함께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Continuous나 Noise는 시험 신호를 일정 시간 입력했을 때 견딜 수 있는 값이고, Program은 일반적인 음성이나 음악 신호의 운용을 가정한 값이며, Peak는 매우 짧은 순간에 허용되는 최댓값이다. 하지만 제조사마다 다른 기준을 사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숫자만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
파워앰프를 매칭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Continuous나 Program 값을 참고하면 된다. 만약 두 개념이 혼동된다면 둘 가운데 작은 값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임피던스(Impedance)
앞서 파워앰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같은 앰프라고 할지라도 스피커의 임피던스에 따라 출력 가능한 파워가 변하고, 임피던스가 매우 낮을 경우에는 파워앰프에 손상이 가기도 한다고 했다. 스피커를 직·병렬 연결하여 운영할 때 합성 임피던스를 계산하기 위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파워앰프가 구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특성이다.
보통 Nominal Impedance가 적혀 있는데, 이는 노말 모드로 운영할 때 스피커의 공칭 임피던스를 말한다. 만약 바이앰프 모드를 지원하는 스피커의 경우라면, 각 스피커 유닛별로 임피던스가 적혀 있다. 일반적인 SR용 스피커의 경우 보통 4~8Ω 수준이다.
분산 각도(Dispersion Angle)
분산 각도는 스피커에서 방사된 소리가 퍼져 나가는 범위를 각도로 나타낸 것이다. 현장에서는 흔히 지향각 또는 커버리지 각도(Coverage Angle)라고도 부른다. 흔히 수평각 × 수직각의 형태로 표시하며, 90°×50°라면 좌우로 90°, 위아래로 50° 범위를 주된 방사 영역으로 삼는다는 의미이다.

이 각도를 바탕으로 스피커 앞에 가상의 원뿔을 그려 보면 직접음이 도달하는 영역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스피커를 배치할 때에는 청중이 자리한 영역이 이 분산 각도 안에 들어오도록 높이와 방향을 조절해야 한다.
직접음이 도달하지 않는 구역이 생기면 프론트 필과 같은 보조 스피커를 추가해 사운드 홀을 채워 줘야 한다. 반대로 여러 스피커의 방사 영역이 지나치게 겹치면 위상 간섭과 음압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첩되는 영역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분산 각도는 적은 수의 스피커로 청중 영역을 빠짐없이 커버하면서 불필요한 중첩을 줄이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하는 특성이다. 다만 실제 공간에서는 벽과 천장의 반사음, 스피커의 설치 높이와 각도도 영향을 주게 된다.
지향 계수(Q)
지향 계수(Directivity Factor, Q)라고 하는 스피커의 Q Factor는, EQ의 Q Factor와 다른 값이다. 스피커의 Q는 스피커의 정면에서 측정한 음향 에너지가 모든 방향의 평균값보다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무지향성일 경우 1에서 시작해, 소리의 집중도가 클수록 Q 값이 커진다.
다만, 모든 주파수 대역이 동일한 Q Factor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주파수 대역마다 전달 특성이 다르므로, 스피커의 지향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참고 지표 정도로 알아두는 게 좋다.
크로스오버 주파수(Crossover Frequency)
2-way 이상의 스피커의 경우, 입력받은 신호를 주파수 대역에 따라 분리해 고음역대의 신호는 트위터로, 저음역대의 신호는 우퍼로 보내는 크로스오버 회로가 있다. 이 크로스오버 회로에서 저음과 고음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주파수를 크로스오버 주파수라고 한다.
이와 함께 추천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있는 경우도 있다. 내부 네트워크에 이미 설정된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있는데, 뭘 또 추천한다는 건가 하니, 바이앰프 구동을 할 경우, 파워앰프 앞단에 크로스오버를 걸어주어야 하는데 이때는 기준 주파수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 여기서 말한 추천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참고하여 외부 크로스오버를 세팅해, 각각의 구동 앰프에 입력해 주면 된다. 만약, 유닛이 2개 이상일 경우라면, 크로스오버 주파수도 그에 맞춰 2개 이상의 주파수가 제공될 것이다.
이상으로 스피커의 주요 성능 지표와 각 스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략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눈치 빠른 독자 제위께서는 스피커의 성능 지표 항목이 마이크와 비슷하다는 것을 아셨을 것이다. 마이크와 스피커는 변환 방향은 서로 반대지만, 근본 원리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본 회차에 자세히 다루지 않은 성능 지표는 03강 마이크 편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란다. 유사 항목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음향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 EASE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실제 공간에 적용하다 보면 결국 스피커를 어디에, 어떤 방향으로 놓아야 많은 사람이 고른 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도달한다. 짬을 좀 먹다 보면 경험과 감각으로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지만, 공간의 형태가 복잡하거나 여러 대의 스피커가 함께 동작하는 공간에서는 감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는 도구가 AFMG의 음향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EASE이다.

EASE에서는 공간을 3차원으로 직접 모델링하거나 외부에서 작성한 도면과 모델을 가져올 수 있다. 여기에 벽·천장·바닥의 흡음 특성을 설정하고, 제조사가 제공하는 스피커 데이터를 불러와 스피커를 배치하면 공간에 형성되는 음압 레벨과 주파수 응답, 음압의 균일도, 명료도와 반사음의 영향 등을 계산하고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ASE로 어떠한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본 필자가 과거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시뮬레이션 결과 일부를 공유한다.
음성전달지수(STI)
STI(Speech Transmission Index)는 말을 얼마나 잘 알아들을 수 있는가에 대한 척도이다. 음성의 명료도를 0에서 1 사이의 값으로 나타내며, 1에 가까울수록 명료도가 높고, 0에 가까울수록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렵다는 의미다.
STI의 측정과 예측 방법은 IEC 60268-16에서 규정한다. 0.45 미만을 불량, 0.60 미만을 보통, 0.75 미만을 양호, 그 이상은 우수로 구분한다.
강의나 안내방송, 설교와 같이 정확한 정보 전달과 육성이 중요한 공간이라면 공간의 명료도가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음향 시스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전체 음압 레벨(Total SPL)
Total SPL은 스피커에서 청음 위치로 직접 도달한 음향 에너지와 공간에서 되돌아온 잔향 에너지를 합산한 전체 음압 레벨을 말한다. EASE에서는 각 지점에서 계산한 Total SPL을 색상 지도로 표시하여, 어느 위치의 소리가 크고 어느 위치의 소리가 작은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지도의 최댓값과 최솟값, 위치별 편차를 비교하면 공간 전체에 소리가 얼마나 균일하게 분포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위치별 차이가 크면 어떤 곳에서는 지나치게 크고 다른 곳에서는 작게 들린다는 의미다. 그리고 음압이 너무 작은 경우, 스피커의 소리가 묻히게 된다.

직접음 대 잔향음비(Direct/Reverberant Ratio)
직접음 대 잔향음비(Direct/Reverberant Ratio)는 스피커에서 청음 위치로 곧바로 도달한 직접음의 에너지와 공간의 벽·천장·바닥 등에서 여러 차례 반사되어 형성된 잔향음 에너지의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D/R Ratio라고 표기하며 단위는 dB를 사용한다.
D/R Ratio가 양수이면 직접음이 잔향음보다 크고, 음수이면 잔향음이 직접음보다 크다는 의미다. 0 dB인 지점에서는 직접음과 잔향음의 에너지가 같으며, 이를 임계 거리(Critical Distance)에 해당하는 지점으로 본다. D/R Ratio가 높을수록 말소리와 음악의 세부가 또렷하게 들리고, 낮을수록 잔향음에 묻혀 명료도가 떨어진다. 커다란 기차역이나 목욕탕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D/R Ratio가 낮은 구역은 스피커의 위치와 지향 방향을 조정하거나, 보조 스피커를 배치하여 직접음의 비율을 높일 수 있다. 벽과 천장에 두꺼운 커튼 같은 흡음재를 설치해 잔향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최초 도달 시간(First Arrival Time)
최초 도달 시간(First Arrival Time)은 스피커에서 방출된 소리가 각 위치에 처음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하며, 단위는 ms를 사용한다. 공기 중의 음속을 약 343 m/s로 보면 스피커와 청음 위치 사이의 거리가 1 m 늘어날 때마다 도달 시간은 약 2.9 ms씩 늦어진다.
여러 대의 스피커를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청음 위치마다 가장 먼저 도달하는 소리를 확인하여 메인 스피커와 보조 스피커의 지연 시간을 정렬한다. 보조 스피커의 소리가 메인 스피커보다 먼저 도달하면 소리가 보조 스피커 쪽에서 나는 것처럼 느껴지고, 두 스피커의 도달 시간 차이가 지나치게 크면 같은 소리가 두 번 들리는 에코가 발생한다. 따라서 보조 스피커에는 메인 스피커의 소리가 먼저 도달하도록 적절한 지연 시간을 설정해야 한다.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면 관객은 무대 위의 동작을 먼저 보고 그에 해당하는 소리를 나중에 듣게 된다. First Arrival Time 지도를 이용하면 이러한 시각과 청각의 시간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구역도 확인할 수 있다.

스피커 중첩(Overlap)
스피커 중첩(Overlap)은 한 지점에서 소리가 겹치는 스피커의 수를 나타낸다. 실제 스피커의 대수를 단순히 세는 값이 아니라 각 스피커가 해당 위치에 기여하는 음압을 반영하므로, EASE의 분석 결과에서는 1.5나 2.3과 같은 소수로도 표시된다.
값이 1이면 하나의 스피커가 지배적으로 들리는 구역이고, 값이 커질수록 여러 스피커의 커버리지가 강하게 겹친다는 의미다. EASE 4.3에서는 이 값이 1.5를 넘는 영역에서 콤 필터링과 같은 간섭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같은 신호를 출력하는 여러 스피커의 소리가 서로 다른 거리와 시간으로 도달하면 주파수에 따라 소리가 보강되거나 상쇄된다. 그 결과 주파수 응답이 고르지 않아지고 간섭이 생긴다.

앞에서 살펴본 항목 외에도 EASE에서는 C7·C50·C80과 같은 Clarity Map, 처음 7 ms 안에 도달한 직접음과 반사음의 음압을 합산한 L7, 처음 50 ms 안에 도달한 음압을 합산한 L50, 스피커에서 직접 도달하는 소리만 계산한 Direct SPL 등 공간과 음향 시스템의 여러 특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정밀한 음향 조정이 필요하거나 대규모 공간의 음향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이다. 공연 당일의 현장 운용보다는 건축음향과 음향 시스템의 설계 단계에서 사용할 일이 더 많다. 그럼에도 본 강좌에서 EASE를 소개하는 이유는 음향 엔지니어에게 보이지 않는 소리를 머릿속에서 그림처럼 그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음향 엔지니어는 사용하는 감각과 도구가 다를 뿐 동일한 작업을 한다. 화가가 형태와 색상으로 캔버스를 채운다면, 음향 엔지니어는 음색과 레벨을 가지고 공간을 채운다.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가 어느 방향으로 퍼지고, 어디에서 서로 만나며, 시간에 따라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소리를 시각화하고 공간을 채우는 소리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연습은 음향 엔지니어의 감각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거기에 더해, 더욱 깊은 음향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하는 독자 제위께 찾아볼 만한 학술적인 키워드(keyword)가 가득 담긴 자료를 드리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이번에 소개한 용어 가운데 궁금한 것을 하나씩 찾아보다 보면 음향학의 더 깊은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본 강좌에서 다룬 내용도 하나씩 심화한다면 수십 챕터는 너끈히 나올 수 있지만…
초보의 초보 음향 공개 강좌를 마치며
부족한 글임에도 끝까지 읽어 주신 독자 제위께 깊이 감사드린다.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하며, 어떤 마음으로 이 강좌를 찾아오셨는지 본 필자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속 어딘가에 같은 소망이 있었기에 독자 제위와 본 필자의 글이 이렇게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음향 기기를 잘 다뤄서 더 좋은 소리를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 소망을 이루시는 데 본 강좌가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독자 제위의 손으로 만든 소리를 통해 많은 사람이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이 다시 독자 제위의 보람과 행복으로 돌아온다면 본 필자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이 글로 초보의 초보 음향 공개강좌는 마침표를 찍는다. 2005년 3월 17일 첫 글을 올린 뒤 오랜 중단과 재정비를 거쳐 2024년에 강좌를 완성했다. 이후 2025년 11월의 수정과 2026년 9월의 이전·개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http://i.am/eqmaker와 네이버 블로그로 찾아와 다음 강좌는 언제 나오나요?
아직 기다리고 있어요. 다음 글을 보고 싶어요.와 같은 댓글을 남겨 주셨던, 이제는 이러한 초보 강좌를 볼 필요가 없게 되셨을 여러 독자 제위께도 늦게나마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모두 평안하고 건승하시라! 마지막으로 본 필자가 수차례 강조했던 말로 이 강좌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모든 음향 시스템은
[입력] – [가공] – [출력]
이다. 처음 본다고 쫄 필요 없다!
FAQ
- 음향 시뮬레이션 도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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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음향 시뮬레이션 도구로는 AFMG의 EASE 5와 EASE Focus 3, L-Acoustics의 Soundvision, d&b audiotechnik의 ArrayCalc, Meyer Sound의 MAPP 3D 등이 있다.
- 스피커에서 가장 중요한 스펙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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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에게 가장 중요한 스펙은 스피커의 무게와 크기이다. 운반에 필요한 인원과 장비, 설치 공간, 구조물이 견뎌야 할 하중과 청중의 시야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음향 성능 면에서는 감도와 최대 음압 레벨이다.
- 스피커의 음압 레벨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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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의 음압 레벨은 특정한 위치에서 측정한 소리의 크기이며 단위는 dB SPL을 사용한다. 제원표의 최대 음압 레벨(Maximum SPL)은 스피커가 정해진 조건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음압을 나타낸다. 최대 음압 레벨이 높을수록 더 넓고 먼 청취 영역에 필요한 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 스피커의 감도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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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의 감도(Sensitivity)는 일정한 전기적 입력으로 얼마나 큰 음압을 만들어 내는지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1 W의 전력을 입력하고 정면 1 m 지점에서 측정한 값을 dB SPL(1 W/1 m)로 표시하며, 제품에 따라 2.83 V/1 m 조건을 사용하기도 한다. 감도가 높은 스피커는 같은 파워앰프의 출력으로 더 큰 소리를 낸다.
- 음향에서 STI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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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는 음성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말소리의 명료도가 얼마나 유지되는지를 0에서 1 사이의 값으로 나타낸 음성전달지수이다. 배경 소음과 잔향, 반사음과 음향 시스템의 왜곡이 말소리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말소리가 명확하게 전달된다.
- 음향에서 Clarity Map은 무엇을 보여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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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ity Map은 청음 위치에 일찍 도달한 음향 에너지와 늦게 도달한 음향 에너지의 비율을 dB로 보여 준다. C7은 직접음의 인지와 음원 위치의 명확성을 살펴보는 데 사용하고, C50은 말소리의 명료도, C80은 음악의 선명도와 음의 분리감을 평가하는 데 사용한다. 값이 높을수록 초기 에너지의 비율이 크고 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 음향에서 L7과 L50은 무엇을 나타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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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7은 직접음이 처음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7 ms 안에 들어온 직접음과 반사음의 에너지를 합산한 음압 레벨이고, L50은 50 ms 안에 들어온 에너지를 합산한 음압 레벨이다. C7과 C50이 기준 시간 전후의 에너지 비율을 나타내는 데 비해, L7과 L50은 해당 시간 안에 도달한 소리의 절대적인 음압을 dB SPL로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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