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비품 화스너 vs 순정 화스너 비교 – 가성비보다 더 중요한 것
알리 익스프레스등에서 판매하는 비품 화스너와 순정 화스너를 비교해본 결과 냄새, 마감, 품질면에서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이는 탑승자의 건강, 안전, 안락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족을 위해 순정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화스너? 패스너? 파스너?
Fastener라고 쓰고 화스너·패스너·파스너라고 읽는 자동차 부품이 있다. 자동차 DIY나 자가 정비를 하다 보면 항상 부족한 부품인데, 바로 차량의 트림·범퍼·언더커버 등을 고정하는 각종 클립(Clip)과 리테이너(Retainer), 푸시핀(Push Pin) 등을 의미한다.
이 부품들은 그야말로 차량의 구석구석에 존재한다. 자동차의 실내는 물론이고 엔진룸, 휠커버, 트렁크 등, 무엇인가를 고정시키고 붙여 놔야 하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화스너(외래어 표기법상 ‘패스너’가 바른 표현이지만, 본 글에서는 본 필자의 입에 붙은 ‘화스너’라 하겠다.)가 숨어있다.
자동차에서 사용되는 이러한 화스너의 가장 큰 특징은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금속보다 가볍고 생산 단가가 낮으며, 조립 작업 역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소재 자체의 유연성 덕분에 진동과 충격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화스너는 많이 필요하다
문제는 자동차에서 작업을 할 때, 특히 전장품을 교체한다거나 실내 내부 트림을 탈거한다거나 할 때 화스너들이 꽤 쉽게 파손된다는 것이다. 적절한 도구와 적절한 노하우가 있다면 화스너 파손을 줄이고 재사용할 수 있겠지만, 몇몇 화스너들은 분해되는 순간 파손되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제조사의 정비 지침상에도 구성 요소의 탈거작업이 필요한 경우, 대놓고 다음과 같이 안내하고 있다.
파손(손상)된 화스너는 신품으로 교체한다.
또한, 파손되지 않았더라도 재질의 특성상 한 번 사용된 화스너는 그 고정 능력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정비 작업을 하면서 떨어뜨리거나, 어디론가 굴러 들어가 사라져 버리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때문에 구성품을 분리하는 작업을 해야 할 때는 사전에 해당 부위에서 사용하는 화스너의 여유분을 준비하고 작업을 시작하는 게 좋다.
화스너는 생각보다 비싸다
얼핏 보면 화스너류는 그리 비싸지 않을 듯해 보인다. 아래는 본 필자가 작업을 위해 구매했던 순정 화스너의 목록과 모비스 판매 정가, 그리고 실제 구매 금액이다.
| 품명 | 부품 번호 | 모비스 정가 | 실제 구매 금액 |
|---|---|---|---|
| 패스너 – 도어 트림 | 823152P000 | ₩110 | ₩330 |
| 파스너 | KKY0668865B | ₩110 | ₩330 |
| 파스너 | 0K95A68401 | ₩110 | ₩330 |
| 클립 – 트림 마운팅 | 858151R000 | ₩165 | ₩500 |
| 패스너 – 도어 트림 | 8231538000 | ₩220 | ₩550 |
| 파스너 | 8231827000 | ₩220 | ₩550 |
| 클립-몰딩 마운팅 | 873822W000 | ₩220 | ₩940 |
| 범퍼 클립 | 865952T500 | ₩271 | ₩500 |
개별 단가로만 생각하면 별것 아니라 생각하겠지만, 실내 트림 하나만 분해해도 너댓 개 이상의 화스너류를 건드리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꽤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저렴한 비품 화스너
생각보다 비싼 순정 화스너의 가격을 알고나면 저렴한 짝퉁이 있는가 찾아보는게 당연한 일이다. 본 필자 또한 알리 익스프레스(이하 ‘알리’)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고, 무려 30종류의 화스너 500개를 39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곳을 발견했다.

본 필자의 차량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화스너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10가지 정도는 순정 화스너와 모양이 흡사해 보였다. 그렇다면 무엇을 고민하겠는가? 바로 구매를 질렀다. 그리고, 순정과 비품 화스너의 차이에 대해 확실히 체험하는 일련의 과정이 시작된다.
비품 화스너와 순정 화스너의 차이
일단, 배송된 제품부터 문제가 있었다. 판매자의 설명과 달리, 실제 도착한 봉지에는 13종류의 화스너만 들어 있었고, 그중 대부분은 본 필자의 차량에 사용할 수 없는, 용도 불명의 작은 부품들이었다.
뭐, 종류와 수량이야 판매자가 정직하지 못한 것이니 그렇다 넘어가겠지만, 도착한 화스너를 살펴보니 순정 화스너와는 품질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매우 강렬한 플라스틱 타는 냄새
봉지를 열자마자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본 필자의 코와 눈을 강타했다. 눈을 강타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것이, 화스너 봉지를 열고 제품을 확인하는 순간 눈이 자극되어 눈물이 흘러내릴 정도였다.

물론 플라스틱 제품의 특성상 밀폐된 비닐봉지 속에 휘발성 물질이 가득 차 있었을 수 있다. 때문에 본 필자는 (눈물을 머금고) 종류별로 분류한 다음 어느 정도 환기가 되는 장소에 뚜껑을 열고 냄새가 빠지도록 해 두었다.

분류를 다 마치고 나서 손에는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배어 있었고, 손에 배인 냄새는 손을 깨끗이 두어 번 닦은 다음에야 어느 정도 사라졌다.
그리고 약 한 달 반이 지난,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까지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본 게시글을 작성하기 위해 사진을 찍으며 좀 만지작거렸더니 눈도 다시 아파져 온다.
흔히 말하는 플라스틱 타는 냄새는 제조 과정에 사용된 물질인 유기화합물, 탄화수소류, 가소제, 잔류 용제 등이 공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나는 냄새다. 이러한 유기화합물들은 밀폐된 차량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1] 생활·거주 환경에서 통제되고 관리되어야 하는 물질들[2]이다.
이러한 물질에 본 필자뿐 아니라 본 필자의 짝꿍과 어린 두 자녀들까지 노출되게 된다.
자동차 실내가 아닌 엔진룸 등의 외부에 사용한다 하더라도 차량 실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엔진룸과 같은 경우에는 고온의 환경으로 인해 방출되는 양이 더 늘어나게 된다. 실내에 적용하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어도, 굳이 내 가족이 있는 영역에 근접해 사용할 필요는 없다.
반면, 국내에서 구매한 순정 화스너들에서는 이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재료의 탄성 차이
아래의 사진은 순정 도어트림 화스너(부품번호 : 823152P000)의 모습이다. 노란색 선은 차체 패널을 의미하고, 검은색 화살표 부분에 도어트림(내장재)이 끼워지는 구조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손으로 도어트림 접촉면을 차체 방향으로 누르고 있고, 접촉면이 탄성에 의해 휘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주행 진동이나 조립 환경에 맞게 모양이 변형되면서 차체와의 밀착력을 높이고, 유격으로 인한 소음 발생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는 것이다.

반면 비품 화스너는 아무리 힘을 주어 눌러도 접촉면이 전혀 휘어지지 않았다. 모양 자체는 순정 화스너와 동일해 보이지만, 실제 차량 트림을 장착했을 때 유기적으로 변형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의 딱딱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트림과의 밀착력을 떨어뜨려 틈새를 만들고, 주행 중 플라스틱끼리 부딪치며 지속적인 차량 잡소리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완벽하지 않은 마감
비품 화스너는 순정에 비해 표면 마감이 매우 부실했다.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버(Burr, 날카롭게 남은 꺼스러기나 절단 후 남아있는 돌기 등)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금형 자체의 문제인지, 플라스틱 수지가 새어나와 굳은 얇은 막인 플래시(Flash)가 지느러미처럼 남아있는 경우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공 불량은 차량 내장재 조립 시 단차를 유발하거나 장착 과정에서 체결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반면 순정 화스너의 경우 마감면이 매끄럽고 꺼스러기 등이 보이지 않는다. 본래 만들어져야 하는 모양 대로 깔끔하게 완성되어 있다.

순정 화스너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
본 필자가 화스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짝꿍을 위해 어라운드뷰를 장착하는 과정에서 A필러 속에 들어있던 화스너들을 부숴먹었기 때문이다. A필러 내부의 사이드 에어백이 터질 경우, 화스너에 고정되어 있던 필러 트림이 어떻게 움직일까 고민하던 것이 그 시작이 되었다.

본래 본 글은 화스너들의 길이나, 크기 차이 같은 호환성을 주로 다루려 했다. 이를 위해 근접 사진들을 찍고, 부위별 길이를 측정하는 등 쌩 쑈를 했지만, 글을 써 내려가면서 맞지 않으면 억지로 끼워 넣으면 되는 호환성 따위보다 더 중요한 다른 문제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본 필자가 생각하는 순정 화스너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탑승객의 건강
본 필자에게 가장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단 몇천 원, 몇만 원 아끼기 위해 내 가족, 내 자녀가 타는 차 안에 독성물질을 뿜뿜 뿜어대는 물건을 둘 수는 없다.
- 탑승객의 안전
화스너는 내장 트림 및 여러 요소들을 차체와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 사고가 발생하거나 할 경우, 어떤 부위는 쉽게 부서져야 하고, 어떤 부위는 쉽게 부서져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2차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에어백이 터지면서 내장 트림이 사람에게 날아가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야 내가 선택한 결과지만, 내 가족에게 내 자녀에게 날아간다? 상상도 하기 싫다.
- 탑승객의 안락함
화스너의 유격은 진동과 잡소리를 만든다. 주행 중 계속해서 들려오는 작은 잡소리는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피곤에 지친 상태로 잠시 눈을 감고 있는 짝꿍이나, 햇볕을 받으며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성가신 요소가 될 수 있다.
본 필자는 본래 가성비 주의자다. 결혼하기 전에는 가성비 좋은 비품 부속을 많이 애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된 지금은, 단 하나의 작은 플라스틱 부품을 선택하더라도 가성비보다 내 가족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관점이 먼저 떠오른다. 이것이 순정 부품을 선택해야만 하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물론, 동일한 품질의 부품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 있다면? 한 번 고민은 해 봐야 겠지? (비싼 건 비싼 거다.. ㅜㅜ)
관련 자료 및 참고문헌
- 실내 환경 요인이 소아 아토피피부염에 미치는 영향,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Allergy Asthma Respir Dis 8(4):175-183, 2020. ↩
- 안전한 영유아 보육·교육 환경 조성 방안: 어린이집·유치원의 실내공기질 관리 현황 및 개선 방안, 육아정책연구소. ↩